앨범설명
장기하가 말하는 앨범 [사람의 마음]
나는 앨범의 주제를 정해 놓고 곡을 써본 적이 없다. 늘 얼마간의 기간 동안 쓴 곡들을 모아놓고 보면 어떤 일관된 주제가 발견되는 식이었다. 이번 음반도 마찬가지였다. 곡들을 모아놓고 보니 모두 사람의 마음이었다. 지고지순한 마음, 기쁜 마음, 참담한 마음, 파렴치한 마음, 불안한 마음, 지친 마음 등. 가사의 심오한 뜻 같은 건 없다. 그저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마음들이 곡마다 한 가지씩 담겨 있다. 로큰롤의 기본에 충실한 음반을 만들고 싶었다. 로큰롤의 어원은 알다시피 몸의 (어떤 목적을 가진?) 격렬한 움직임이다. 사람의 마음에 대한 노래로 사람의 몸을 움직이게 하고 싶었다.
Track List별 장기하의 일곡일담
1. 사람의 마음
매일 밤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청취자들에게 들은 이야기,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해주었던 이야기가 소재가 되었다. 지칠 정도로 열심히 살고도 찜찜한 마음으로 귀가하는 이들이 많았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오늘 할 일은 다 잘 마치신 거예요. 일단 푹 주무세요." 그것은 마음이 지친 밤에 내가 나 자신에게 해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후반부에 나오는 이민기의 기타 솔로는 최대한 피곤한 느낌을 주려고 여러번 녹음했다.
2.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왜 그럴 때 있지 않나. 내가 좋아하는 상대방이 내게 친절하기는 하지만 내게 관심이 있지는 않아 보일 때. 한번이라도 먼저 내게 안부를 물어주었으면 하지만 절대로 그러지 않을 때. 인트로의 플룻 비슷한 소리는 60년대 악기인 멜로트론을 실제 사용하여 녹음한 것으로, 디지털 악기가 내지 못하는 특유의 서정성을 표현해 주었다.
3. 내 사람
그냥 혼자 공원을 거닐고 있었는데 "한참 동안을 찾아다녔네 내 사람"이라는 노랫말과 멜로디가 떠올랐다. 연애를 하고 있었던 것도 썸을 타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어쩌면 그 때 나는 정말 내 사람이라 할 만한 누군가에게 안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곡이 사람의 몸을 움직이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이 곡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내 모습을 담았다. 사람의 마음에 대한 곡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몸에 대한 곡이기도 하다.
4. 구두쇠
내게 한없이 퍼주는 한 사람에게, 방법은 잘 모르지만 나도 퍼주고 싶다는 내용의 곡이다. 지고지순한 마음을 표현한 노래지만 악기들의 소리는 좀 장난스러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벤조 기타 소리가 구수한 느낌을 내 주었다. 빈티지 오르간은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껄렁한 분위기를 위해 사용했던 악기인데 이 곡에서는 개구쟁이 같이 쓰였다.
5. 올 생각을 않네
오기로 되어 있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은 사람. 어떻게 된 일일까. 뭐가 잘못된 걸까. 답답합을 표현했지만 리듬만큼은 흥겹다. 장얼은 이런 언밸런스를 사랑한다. 후반부의 떼창과 함께 나오는 트럼본 연주는 키보디스트 이종민이 군악대 시절 배운 실력을 발휘한 것이다.
6. 알 수 없는 사람
어느 지인이 내게 "넌 참 알 수 없는 사람이야"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한마디에서 비롯된 곡이다. 따지고 보면 모두들 알 수 없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섬뜩해지는 순간이 있지 않나. 차가운 정서를 직선적으로 내달리는 리듬에 실어보려고 했다. 베이시스트 정중엽이 후반부에 힘있게 딱딱 연주한 것이 화룡점정.
7. 좋다 말았네
말 그대로 좋다 말았다는 내용의 노래다. 작년 '백지수표 프로젝트'라는 작업을 통해 선공개했던 곡이다. 그 때 발표했던 것과 다른 사운드로 다시 녹음했지만 결국은 원래 것이 낫다고 판단하여 작년 버전 그대로 실었다. 새 버전도 언젠가 세상에 나올 날이 있을까?
8. 기억 안 나
밤이 지나고 아침. 남자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 여자는 전부 다 생생히 기억난다고 한다. 그런 대립을 그린 노래다. 여자가수의 피쳐링을 염두에 두고 내가 가성으로 가녹음을 했는데 결국 그 가녹음이 채택되고 피쳐링은 없었던 일이 되었다. 느릿하고 블루지한 그루브가 특히 마음에 드는 곡이다. 양평이형의 기타가 불을 뿜는다.
9. 잊혀지지 않네
누구에게나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 하나쯤은 있다. 절대 다시 오지 않을 추억. 그런 추억에 대한 아련한 마음을 단순하고 훵키한 리듬에 실었다. 아주 단순한 비트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80년대의 리듬머신을 사용했다. 드러머 전일준이 직접 버튼을 눌러가며 연주했다.
10. 착한 건 나쁜 게 아니야 Pt.1
착한 사람이 바보 취급 당하는 일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했다. 착한 건 나쁜 게 아니다. 착한 거다. 하지만 내가 대놓고 이런 말을 할 만큼 착하지는 않아서 가사에 외할머니를 끌어들였다. 우리 외할머니는 정말 착하셨었거든. 노래의 첫 부분은 '장기하의 대단한 라디오' 로고송과 일치한다. 로고송을 만들고 한참 후에 그것을 발전시켜 만든 곡이다.
11. 착한 건 나쁜 게 아니야 Pt.2 (Feat.전인권)
pt.1의 연장선상에 있다. 전인권 선배님의 멋진 목소리에 경의를.
12. 기상시간은 정해져있다
내가 '청년실업' 이라는 밴드에 몸담고 있던 2005년에 그 밴드의 곡으로 이미 발표했던 곡이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라이브 레퍼토리 중 하나로 이번에 처음으로 장얼 버전을 정식으로 녹음해 실었다. 만든 시기는 10년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도 왠지 타이틀곡 "사람의 마음"과 잘 연결되는 가사라서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기상시간은 정해져 있다. 그냥 자자. 오늘 할 일은 다 했으니까.
13. 별 일 없었니 (CD Only)
말 그대로 듣는 이들의 안부를 묻는 곡이다. 공연의 첫머리를 생각하며 만들었다.
알 수 없는 사람
작사 장기하 작곡 장기하 편곡 장기하와 얼굴들
장기하와 얼굴들 - 알 수 없는 사람
알 수 없는 사람 가사
오늘 아침에야 답장이 왔네
어쩜 그리 듣고 싶은 말이
내 액정 화면에 가득 찼네
기쁜 맘에 나는 어쩔 줄을 몰라
한참을 계속 웃었었네
아차 하지만 어쩌면은
어쩌면은 거짓말일지도 몰라
거짓말일지도 몰라
거짓말일지도 몰라
거짓말일지도 몰라
그대는 알 수 없는 사람
람따담따담 땀따담
그대는 알 수 없는 사람
람따담따담 땀따담
그대는 알 수 없는 사람
람따담따담 땀따담
그러고 보면 따지고 보면 전부 다
람따담따담
알 수 없는 사람
어젯밤 내가 물었던 말에
오늘 아침에야 답장이 왔네
어쩜 그리 듣고 싶은 말이
내 액정 화면에 가득 찼네
기쁜 맘에 나는 어쩔 줄을 몰라
한참을 계속 웃었었네
아차 하지만 어쩌면은 어쩌면은
거짓말일지도 몰라 몰라
거짓말일지도 몰라 몰라
거짓말일지도 몰라 몰라
거짓말일지도 몰라 몰라
그대는 알 수 없는 사람
람따담따담 땀따담
그대는 알 수 없는 사람
람따담따담 땀따담
그대는 알 수 없는 사람
람따담따담 땀따담
그러고 보면 따지고 보면 전부 다
너도 나도 모든 사람 전부 다
람따담따담
알 수 없는 사람